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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UX 인사이트

자동 버튼 UI에서 'AUTO'가 사라진 이유 - 디스라이트, AFK2: Journey, 제2의 나라

AFK아레나

많은 게임에서 자동 버튼은 'AUTO'라는 글자가 자리를 크게 차지해왔습니다. 글자는 의미 전달에 있어서 이미지보다 직관적입니다. 특정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오류 없이 전달할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형 게임사가 선보이는 신작 게임들에선 자동 버튼에서 'AUTO' 글자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자를 대체하는 이미지
모바일은 한 손에 들어오는 기기의 특성상 화면의 크기가 작고, 화면 속 공간은 한정적입니다. 모든 정보를 글자로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지요. 때문에 글자를 최대한 줄이고 이미지로 의미 전달을 대체합니다. 노출하는 정보량이 많은 게임 ui에서 특히나 아이콘 버튼을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다국어 제공의 부담

게임 속 언어를 번역하여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 친화적인 방법이지만, 언어에 따라 글자의 길이가 한없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어, 태국어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국어에서 모든 정보를 글자로 전달하기에는 화면 복잡도가 상승하는 부담이 더욱 커집니다. 결국 글자를 줄이고 이미지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요.

 

자동 기능의 특성

자동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들의 특징은, 게임의 재미가 전투 자체의 컨트롤보다 외부 요소(캐릭터의 세팅과 성장, 스토리 진행 등)에 방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자동 기능을 한 번 켜두면 생각보다 다시 끄거나 켤 일이 적습니다. 글자를 넣어야 할만큼 중요한 ui냐고 하기에는, 자동 버튼의 사용 빈도와 비중은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자동 전투 버튼에서 'AUTO' 글자를 제외한 게임들은 어떻게 디자인을 풀어내었을까요? <제2의 나라>, <디스라이트>, <AFK2: Journey>의 사례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제2의 나라

자동 전투 - 제2의 나라

<제2의 나라>의 자동 전투 버튼은 'AUTO' 글자가 버튼이 활성화되었을 때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동 전투 기능이 꺼지면 버튼이 회색으로 바뀌어 비활성 상태를 나타내며, 'AUTO' 글자 또한 사라집니다.

 

디자이너의 의도를 짐작해 보자면, 글자의 사용은 최소화하되, 버튼 오독 시의 리스크는 줄이고자 하는 목적의 절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를 보면 화면 전체에서 글자가 있는 버튼은 극히 소수입니다. 그만큼 화면의 복잡도를 줄일 수 있도록 아이콘 위주로 버튼을 정제했습니다.
다만 자동 전투 기능이 가진 특성상, 이것의 유무가 게임의 진행과 승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전투 중에 자동 전투 기능을 껐을 때 유저가 즉시 손으로 전투를 이어가지 않는다면 캐릭터가 전투를 멈추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자동 전투는 버튼을 켤 때보다 끌 때의 리스크가 더욱 크며, 주의 또한 더 크게 요구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AUTO' 글자를 선택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자동 전투 중일 때 기능을 실수로 끄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습니다.

<제2의 나라>의 자동 전투 버튼 디자인에서 아쉬운 점은 글자를 번역하지 않고, 모든 언어에서 'AUTO'라는 영단어를 고정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게임 내 언어 설정을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으로 교체해도 'AUTO'는 번역되지 않은 채 그대로 노출됩니다. 이는 모든 유저를 배려하지 않은 디자인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디스라이트

릴리스게임즈의 신작 <디스라이트>는, 자동 버튼으로 로봇 아이콘을 사용했습니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래적인 게임 전반의 컨셉과 어울리는 모티프입니다.

자동 버튼 - 디스라이트

다만 이 로봇 모양의 심볼이 '설정 - 톱니바퀴', '메일 - 편지봉투' 처럼 쉽게 의미 연상이 가능한 보편성을 갖춘 시각 언어는 아닙니다. 때문에 글자 없이 아이콘만으로는 유저가 한 번에 자동 버튼이라고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별도의 튜토리얼과 설명을 통해 유저에게 자동 기능과 아이콘을 학습시켜 줌으로써 단점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디스라이트

이 로봇 모양의 자동 버튼은 전투뿐 아니라, 스토리의 대화를 자동으로 넘길 때도 동일하게 사용합니다.


AFK 2: Journey

<AFK 아레나>의 세계관을 잇는 후속작, <AFK2: Journey>입니다. 얼마 전 클로즈 베타를 통해 모습이 공개되었는데요.

 

자동 버튼 - AFK2: Journey

'AUTO' 글자를 직접적으로 버튼에 사용했던 <AFK아레나>와는 달리, 글자를 뺀 대신 톱니바퀴 모양의 아이콘을 사용했습니다. 톱니바퀴에 회전하는 연출이 더해져 무언가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임이 전달됩니다. 다만 톱니 바퀴가 멈춘 비활성 상태에서는 자칫 설정 버튼으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콘을 보편적이지 않은 의미로 사용할 땐 충분한 학습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튜토리얼을 통해 안내를 해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제2의 나라>가 선보인 상황에 따른 'Auto' 글자의 선택적인 노출은 기발합니다. <디스라이트><AFK2: Journey>가 성공한 전작 <afk아레나>를 그대로 따르지 않은 점도 눈에 띄는군요.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 기능이 보편화된지 여러 해가 지나면서, 사용자들에게 자동 기능이 익숙해졌습니다. 때문에 기능 자체를 학습해야 하는 부담이 적어지면서, 달라진 자동 버튼의 생김새만을 인지시켜도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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